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몰입하게 되는 영화 <F1 더 무비>
F1 입문자에게는 재미를, F1 팬에게는 혈압을 선사하는 노장 드라이버 소니 헤이즈의 좌충우돌 F1 재도전기!
by 뚱주아빠

영화 ‘F1 더 무비’는 F1 75주년 기념 영화인 만큼 ‘FIA(국제 자동차 연맹)’와 F1을 주관하는 ‘포뮬러 원 그룹’으로부터 지원을 받은 덕분에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많다.

먼저, 실제 F1 경주가 진행되는 중 촬영되어 영화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 뿐만 아니라 경기를 관람하는 관중들까지 자연스럽게 장면에 녹아들어 영화의 생생함을 더한다.
또한, F1 드라이버들, 팀의 감독들, 그리고 상징적인 해설자들이 직접 등장하여 그 생생함은 배가 된다. F1 관계자의 등장 중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것은 후술할 실제 사건, 사고의 관련자 중 하나인 ‘페르난도 알론소’가 주인공과 주먹 인사를 나누는 장면!

두 번째는 아카데미 시상식 음향상을 수상한 적재적소에 흘러나오는 배경음악이다.
대표적으로 실버스톤 서킷을 질주하는 Apex GP의 차량과 함께 들리는 한스 짐머의 ‘F1’, 플레이보이 주인공이 행복한 시간을 보낼 때 가사와 너무나 잘 맞는 로제의 ‘Messy’, 그리고 영화 마지막에 주인공이 시원하게 질주하는 장면과 함께 경쾌하게 흘러나오는 에드 시런의 ‘Ride’까지!

마지막은 실제 F1에서 발생했던 사건, 사고를 바탕으로 영화의 주요 플롯들을 각색한 점이다.
집중해서 보느라 숨도 못 쉴 정도인 시즌 마지막 경기 장면은 마지막까지 행방을 알 수 없었던 2021년 루이스 해밀턴과 막스 베르스타펜 두 드라이버의 치열한 경쟁을 화면에 옮긴 듯하다.
한편, 주인공의 팀 동료 ‘조슈아 피어스(댐스 이드리스)’의 사고는 2019년 몬자 F3 사고와 2020년 F1 바레인 그랑프리 사고를 참조했는데, 실제 사고가 떠올라 보면서 나도 모르게 ‘헉’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의 재미를 위해 참조한 사건, 사고들을 지나치게 왜곡하여 F1 팬들에게는 아쉬움이 남는다.
헝가리 그랑프리 장면을 예로 들자면, 아무리 팀에게 소중한 첫 포인트(F1은 매 그랑프리마다 1~10등까지만 점수를 획득할 수 있고, 10등은 1점을 획득한다.)를 선사하기 위함이지만, 경주 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빙자한 고의 충돌을 계속 반복한다.
고의 충돌은 모든 모터스포츠에서 엄격히 금지되는 행위이고, 이 전략은 고의 충돌로 팀의 다른 드라이버를 우승시키려고 했던 F1 흑역사이자 승부 조작인 2008년 ‘크래시 게이트’를 모티브로 했기 때문에 F1 팬이라면 반감이 들 수밖에 없는 장면이다. 참고로 글 서두에 언급했던 페르난도 알론소가 이 크래시 게이트 덕분에 2008년 싱가포르 그랑프리에서 우승을 할 수 있었다.

좋은 점과 아쉬움이 공존하지만 고난을 겪으면서 소니 헤이즈가 진정한 주인공으로 거듭나는 이유 덕분에 이 영화가 흥행했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주인공’은 젊었을 때 겪은 사고로 인해 강박에 사로잡혀 수동적인 ‘조연’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친구 루벤이 F1 시트를 제안할 때 루벤의 요청대로 팀에 도움을 주기 위한 조연으로서, 그리고 F1 드라이버에 대한 미련을 해소하기 위해 다소 수동적으로 임한다.
팀에 합류 후 2인자 드라이버로서 노력하지만, 팀과의 갈등은 끝이 없고 그의 강박으로 인해 또다시 큰 사고를 겪는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 사고를 통해 팀은 소니의 헌신을 알게 되고, 소니도 자신에게 중요한 것은 ‘F1’ 드라이버가 아닌 자동차 경주에 참여할 수 있는 그 자체임을 깨닫고 강박에서 벗어나게 된다.

팀의 조연으로서 역할에 충실하던 소니는 시즌 마지막 경주에서는 팀의 우승을 위해 미끼를 자처한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사고 덕분에 주인공이 1위가 되면서 소니 헤이즈는 결말에 이르러서야 영화의 ‘진짜’ 주인공이 된다.
그리고 그간의 고생을 보상해 주듯이 ‘주인공’을 위해 마지막 바퀴는 배경 음악을 최소화하고 완주까지의 장면을 롱 테이크로 보여주면서 주인공에게 모든 이목을 집중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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